– 이용해 – 멘토 / 071017
– 가끔 어머니는 신문에서 재미있는 기사가 나오면 스크랩을 해서 내 책상에 올려놓으신다. 흥미로운 것들이 많아서 나도 꼭 읽고는 하는데, 그 중에 택시기사 건축비평가 이야기가 있었다. 이 책은 바로 그 택시기사 건축비평가의 작품이다. 400페이지의 엄청난 두께의 압박에도 글이 재미나게 쓰여져 술술 읽었다. 말이 택시기사지, 건축을 전공하다가 택시기사를 하는 분이었다. 그래서인지 건축에 대한 깊이있는 이야기도 있고, 본인이 건축을 접고 택시운전을 하는 이유나 건축의 현실적인 어려움들도 책 중간중간 묻어나온다.
– 워커힐 힐탑바
지금은 서울에서 제일 맛있고 경치가 좋은 피자집으로 피자힐로 불리는 워커힐 힐탑바. 지난 번 가족끼리 외식을 갔다가 마침 워커힐에 벚꽃잔치를 구경하러 힐탑바까지 올라가보았다. 김수근씨의 건물이어서 평소에도 관심이 있었지만 이 건물에 얽힌 역사는 왠지 슬프다. 미군시절 일본으로 가는 미군을 유치해 외화를 벌어들이려고 미군 장군 워커의 이름을 따서 지은 워커힐 호텔, 그리고 재즈바로 지어진 힐탑바….허나 뜻대로 되지 않아 망하고, 선경이 인수하고…. 워커힐이라는 이름부터 우리네 근대의 슬픈 역사가 더 느껴진다(지금은 힐타바가 아닌 피자힐이다).
- 자유센터
이것도 김수근 선생님 작품이다. 외관은 찬디가르의 국회의사당을 닮았다. 르꼬의 영향은 김수근이 국내에 미친 영향보다 더 한 것 같다. 지금은 결혼식장으로 변해버린 자유센터. 이것도 슬프다.
- 환기미술관
김환기씨의 부인 김향안씨가 의지를 가지고 추친해 설립한 국내 최초의 개인 사설 미술관이다. 김향안씨 대단한 분이다. 결혼을 두번 했는데, 남편이 이상과 김환기씨였다. 그런데 p118의 사진은 오내지 킴벨 아트 뮤지엄처럼 생겼다.
참고로 이 앞에 클럽 에프스레소라는 커피숍이 있는데 맛이 일품이다. 분위기도 좋고!
- 박수근 마을
공간연구회의 선배인 이종호선배님이 설계한 작품이다. 메타건축의 이종호선배님은 몇번 얼굴을 뵌적은 없지만 왠지 안면이 있는 분이 설계한 것이라서인지 더욱 관심이 간다. 이 건물에서 인상깊은 것 2가지. 하나, 자비(1억 이상)까지 들여가며 작품을 만드는 이종호선배님의 열정. 둘, 문화 군수라 불리는 강원도 양구 군수였던 임경순씨의 열정.
- 김옥길 기념관
’작은걸…’ 내 첫인상이었다. 심플한 외관에 꽉 찬 공간, 시원한 느낌. 미니멀리즘이란 이런 것인가?
- 경동교회
매주 수요일 저녁에만 예약제로 일반인들에게 개방한다. 개방할때 가보지 못해 아쉽다. 지난 휴가때 갔다가 헛걸음만 하고 주변만 빙빙 돌아보고 왔었다. 마산 양덕성당, 불광동 교회, 경동교회, 김수근의 3대 대표 종교건축이라고 하는데 기회가 닿으면 가보고 싶다. 실내를 들어가봐야 더 잘 알겠지만, 외부에서도 이 건물이 가지는 힘은 충분히 나를 숙연하게 했다.
- 주한 프랑스 대사관
2학년 2학기때였나? 호건이가 열정적으로 공간연구회 스터디라며 김중업의 주한프랑스대사관을 공부하자고 했었다. 그때 열심히 할걸 조금 후회된다. 아무튼 보면 볼수록 괜찮다. 실제 가보면 더 좋을까? 작가의 말로는 잘못된 수선이 건물을 망쳤다고 하는데…. 그래도 아직 명작의 기품은 남아있다고 하니, 이것도 기회가 닿으면 가자.
- 서울대학교 미술관
역시 서울대. 자본의 힘? 한양대도 할 수 있으면…. 서울대학교 미술관은 렘 쿨하스의 설계다. 실제 가본 친구들의 말에 따르면 조금 실망스럽다고 하는데 구조체를 대담히 밖으로 드러낸 설계나 쪼개진 상자로 자연을 유입하는 아이디어는 괜찮은 듯 하다.
- 담양정토사무량수전
비움으로써 채워가는 건축물. 교회가 가지는 경건함, 엄숙한 분위기를 살리는 것 외에 절에서만 가질 수 있는 종교적 느낌을 건축으로 승화했다. 건축할라면 불교도 잘알아야 하나?
- 초당성당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건축물. 오병이어의 기적을 형상화한 건축물이라고 한다. 원형의 성당 본당과 앞마당은 두 마리의 물고기를, 부속실인 사제실, 유아실, 회합실 등은 다섯 개의 빵을 상징한다. 외장은 물고기 비늘이 된다.
- 쌈지길
인사동의 새로운 아이콘, 복합문화 산책로, 길은 길이되 길이 아닌 건축물. 네모난 중정을 감싸 안으며 나선형 길이 하늘로 향하고 건물자체가 길이고 아트다. 상업과 예술이 만나며 시민의 숨통은 트인다.
- 다물마루
김경수 교수가 자신의 집을 직접 설계한 작품으로 틈틈히 작업중이며 완성중이라고 한다. 1층은 콘크리트, 2층은 한옥. 나도 늙어서 여유를 가지고 이런 집을 지을 수 있을까?
- 국립중앙박물관
용산으로 이사를 오고서 차를 타고 왔다 갔다만 수회. 틈을 내서 꼭 한번 간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자랑스런 우리 박물관아닌가. 뭔가 아쉬운 것은 스케일감이 안 맞는 느낌이랄까…
- 서울 시립 미술관, 리움은 자주 가봤으니 생략~~~~~ – 인상깊은 건물, 가보고 싶은 건물 위주로 몇개만 추려서 정리해봤다. 서울에서 가볍게 찾을 수 있는 곳이 많으니 시간을 두고 찾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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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Comment
이종호 선배님의 박수근 마을에 관한 글은 후일 이종호 선배님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책의 내용에 강한 인상을 주기 위해 조금 과장한 부분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열정이 들어가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